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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산책📖💚

🐢등껍질 속의 하루🐢

🛡️ 등껍질 속의 하루 🛡️

우리 가족은 거북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어렵게 찍은 고개를 내민 사진

 

거북이를 키운지 어느덧 4년이 되었네요.
처음 키우게 된 계기는 코로나 시절, 아이들에게 동물을 관찰하고 함께 돌보는 경험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강아지를 키우기엔 여러모로 부담이 컸기에, 상대적으로 관리가 쉬운 거북이를 선택했죠.
전에 햄스터를 키웠다가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나 마음이 아팠던 기억도 있어서, 오래 사는 동물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처음엔 두 마리였어요. ‘미니’와 ‘슈퍼’.
작은 녀석은 미니, 큰 녀석은 슈퍼. 아이들이 직접 지어준 이름이죠.

 

하지만 지금은 슈퍼 혼자 남았습니다. 미니는 작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이 거북이는 커먼 머스크 터틀(Common Musk Turtle)이라는 종류예요.
헤츨링 시절의 귀여운 모습에 반해서 데려왔죠.

등껍질에 들어가 있는 슈퍼

그런데 거북이란 녀석이 교감이 어렵습니다.
먹이를 주려고 꺼내면 작은 발로 도망가고, 먹이통에 넣으면 껍질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려요.

 

제가 사라지고 한참 뒤에야 먹이를 먹기 시작하죠.
먹고 나면 일광욕장으로 옮겨주는데, 그때도 제가 근처에 있으면 나오지 않아요.

 

등껍질 속에 웅크린 이 녀석을 보면 문득 제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두렵고 불안한 세상에서, 나만의 단단한 껍질 속에 숨어 있는 건 아닐까?
그것이 최선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지내는 건 아닐까?

 

삶은 늘 새로운 도전을 안겨줍니다.
그때마다 도망갈 것인가, 아니면 껍질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세상을 마주할 것인가.

 

고등학교 시절 배운 시조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

구아구아 머리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먹으리

 

"오늘 하루,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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